가이드 12 · 투수 심화

FIP 풀이 — 투수의 진짜 실력 (수비·운 빼고)

FIP(Fielding Independent Pitching · 수비 독립 평가)는 투수가 100% 컨트롤하는 삼진·볼넷·홈런만으로 추정한 ERA. 수비·운(BABIP) 영향을 제거해서 "진짜 실력"을 보는 지표입니다.

읽는 시간 · 약 5분 · 입문자용

메이저 평균 FIP
4.00
시즌별 ±0.20
KBO 평균 FIP
~4.50
타고투저 영향
에이스 영역
< 3.00
사이영 후보
ERA-FIP 회귀 신호
±0.50
다음 시즌 변동

3줄 요약

FIP — 왜 만들었나

ERA는 운에 너무 약합니다. 같은 투수라도 수비가 좋은 팀에 있으면 ERA가 0.50 떨어지고, BABIP이 한 시즌 .280 → .320으로 튀면 ERA가 1.00 올라갑니다. 투수 본인이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그래서 통계학자 톰 탱고가 2003년에 만든 게 FIP. "투수가 완전히 컨트롤하는 것만 보자"는 아이디어. 그게 바로 삼진·볼넷·홈런 세 가지입니다. 페어 지역으로 들어간 공은 수비수가 처리하는 거니까 빼버립니다.

공식
FIP = (13×HR + 3×(BB+HBP) − 2×K) ÷ IP + cFIP

계수 13·3·2는 각 사건의 득점 가치를 반영한 가중치. 홈런 1개가 볼넷 4.3개와 같은 피해, 삼진은 -2(투수에게 좋음). cFIP는 매년 리그 평균 ERA에 맞춰 보정하는 상수로 메이저는 보통 3.10, KBO는 3.30 부근. 덕분에 FIP는 ERA와 같은 단위(0~5 영역)로 직관적으로 비교됩니다.

FIP 등급 — 어디가 좋은가

< 3.00
사이영 후보. 절대적 에이스 (메이저 톱 5)
3.00 ~ 3.50
팀 1선발. 올스타 영역
3.50 ~ 4.00
팀 2~3선발. 안정 영역
4.00 ~ 4.50
리그 평균. 4~5선발
4.50+
불펜·마이너 강등 위험

KBO는 타고투저(타자 우세) 리그라 평균 FIP가 메이저보다 0.5 정도 높습니다. 같은 3.50도 메이저에선 평균, KBO에선 에이스 영역으로 평가가 다릅니다.

ERA vs FIP — 핵심 비교

한 투수의 ERA와 FIP를 같이 보면 다음 시즌이 보입니다. ERA가 결과, FIP가 원인이라 시간이 지나면 ERA가 FIP 쪽으로 회귀(평균 복귀)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ERA − FIP > +0.50
불운한 투수 — 수비 도움 부족 또는 BABIP 거품. 다음 시즌 ERA 하락 예상
ERA − FIP ±0.20
실력대로 — ERA와 FIP가 일치. 가장 신뢰할 만한 영역
ERA − FIP < −0.50
거품 ERA — 운으로 ERA가 낮음. 다음 시즌 ERA 상승 위험

예를 들어 ERA 2.50인데 FIP 4.00이면, 삼진은 적고 볼넷·홈런은 많은데 수비·운으로 결과가 좋게 나온 케이스. 다음 시즌엔 ERA 3.50~4.00으로 회귀할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ERA 4.50인데 FIP 3.20이면 진짜 실력은 에이스급인데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 — 다음 시즌 ERA 3.20대로 반등 예상.

박찬호 vs 류현진 — 두 한국인 통산 FIP 추정

박찬호 통산: ERA 4.36 / 추정 FIP 약 4.40 — ERA와 FIP가 거의 같음. 실력대로 결과가 나온 케이스. 다승보다 K/9 7.74·BB/9 4.11의 균형으로 평가됩니다.

류현진 통산: ERA 3.27 / 추정 FIP 약 3.60 — ERA가 FIP보다 약간 낮음. 즉 수비 도움과 운이 약간 더 좋았던 셈이지만, FIP 3.60 자체가 에이스 영역. K/9 7.97·BB/9 2.01의 압도적 컨트롤이 두 지표 모두를 끌어내린 결과.

두 사람의 K/9는 거의 같은데(7.74 vs 7.97) FIP에서 0.80 차이 — 이건 류현진의 BB/9가 박찬호의 절반(2.01 vs 4.11)이고, 홈런 허용도 더 적었기 때문. 볼넷·홈런 둘 다 FIP에서 무거운 가중치(3·13)를 받는 항목입니다.

KBO 적용 — 후라도·류현진의 2026 시즌

후라도(삼성) — ERA 2.40 / IP 63⅔ / K 46 / BB 10 / 추정 HR 7. 추정 FIP 약 3.20. ERA가 FIP보다 0.80 낮음 — 수비 도움 + 운이 더해진 결과. 진짜 실력은 K/9 6.5 + BB/9 1.4의 컨트롤형 에이스. 다음 시즌 ERA 3.00대 회귀 가능성.

류현진(한화) — ERA 3.42 / IP 52⅔ / K 47 / BB 추정 12. KBO 복귀 시즌 FIP 추정 약 3.50. ERA-FIP 차이가 작아 "결과 = 실력". K/9 8.0의 안정적 탈삼진과 낮은 BB/9가 그대로 반영됩니다.

해석 실전 — 3가지 케이스

한 투수를 평가할 때 ERA·FIP·BABIP을 같이 보면 운과 실력을 빠르게 분리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 1. ERA 2.80 + FIP 2.90 + BABIP .290 → 진짜 에이스. 세 숫자가 일치. 다음 시즌도 비슷한 결과 예상.

케이스 2. ERA 2.80 + FIP 4.20 + BABIP .250 → 거품 ERA. BABIP이 평균(.300)보다 낮아서 운으로 ERA가 낮음. 다음 시즌 ERA 4점대 회귀 위험.

케이스 3. ERA 4.50 + FIP 3.40 + BABIP .340 → 불운한 에이스. BABIP이 비정상적으로 높아 안타가 많이 떨어진 상황. 다음 시즌 ERA 3점대 반등 예상.

FIP의 한계

FIP는 완벽한 지표가 아닙니다. 두 가지 한계가 있습니다.

한계 1. 홈런 가중치가 크다(13). 한 시즌 홈런 운이 좋아서 HR/9가 낮으면 FIP가 ERA보다 낮게 나옵니다. 그래서 홈런 운까지 제거한 xFIP(eXpected FIP)도 함께 사용 — 리그 평균 홈런/플라이볼 비율로 보정.

한계 2. 인플레이 타구의 질을 무시. 약한 타구만 맞는 투수와 강한 타구만 맞는 투수가 FIP에서 같게 평가됩니다. 이걸 보완한 게 SIERA(Skill-Interactive ERA) — 타구 종류까지 반영.

그래도 FIP는 단순함과 직관성에서 여전히 1순위 보조 지표. 입문자는 ERA + FIP + BABIP 세 숫자만 같이 봐도 90% 충분합니다.

Dualbat은 MLB·KBO 공식 서비스가 아닙니다. 이 페이지는 입문자용 한국어 해설입니다. FIP 정확 수치는 FanGraphs 공식 페이지 참고. 본문의 한국인 투수 FIP는 K/9·BB/9·HR/9 데이터로 추정한 근사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