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ERA — 왜 만들었나
FIP는 "투수가 100% 컨트롤하는 K·BB·HR만 보자"는 단순한 아이디어로 출발. xFIP는 거기에 "홈런 운까지 빼자"고 한 발 더 갔다. 그런데 두 지표 모두 여전히 무시하는 게 있다 — 바로 인플레이 타구의 종류와 그들 간의 상호작용.
그라운드볼(GB) 투수는 병살을 더 많이 유도하고 홈런을 덜 맞는다. 플라이볼(FB) 투수는 그 반대. 라인드라이브(LD)는 가장 안타 확률이 높은 타구. 같은 K·BB·HR 숫자라도 GB%가 50%인 투수와 35%인 투수는 진짜 실력이 다르다 — 그런데 FIP·xFIP는 둘을 같게 본다.
2010년 Eric Seidman·Matt Swartz가 만든 SIERA가 이 격차를 해결. 인플레이 타구의 질 + K·BB·GB의 상호작용까지 회귀 분석으로 반영. 가장 정밀한 ERA 추정이지만 공식이 복잡해 입문자에겐 "결과만 보는 지표"로 사용됩니다.
실제 SIERA는 13개 변수의 다항 회귀식. 일반 사용자는 FanGraphs의 자동 계산값을 보고 해석만 합니다. 출력 단위는 ERA·FIP·xFIP와 같은 0~5 영역이라 직관적 비교 OK.
SIERA 등급 — 어디가 좋은가
SIERA는 FIP·xFIP보다 살짝 더 보수적입니다 — 인플레이 타구의 안타 확률(LD% 등)까지 반영하니까. 그래서 에이스 기준이 SIERA < 3.20.
FIP · xFIP · SIERA — 어디까지 가는가
세 지표는 단계적으로 더 정밀해집니다. 같은 투수도 단계마다 평가가 미세하게 달라집니다.
입문자는 ERA + FIP + xFIP 3종으로 충분. SIERA는 다음 2가지 케이스에서 가치가 큽니다.
케이스 1. 극단적 GB% 또는 FB% 투수 평가. 예: GB% 55%인 그라운드볼 투수는 FIP·xFIP가 과소평가. SIERA가 진짜 가치 반영.
케이스 2. 인플레이 타구의 안타 확률이 비정상적인 시즌. 예: 평균 BABIP .300인데 한 투수만 .250 또는 .350인 시즌. SIERA가 그 운을 가장 잘 분리.
곽빈(두산) — KBO 적용
2026년 5월 29일 기준 곽빈 ERA 3.26 / K 75 / IP 60⅔. K/9 11.1로 KBO 토종 1위.
추정 FIP 약 2.90 — ERA보다 낮음. K가 매우 많고 BB·HR이 적은 패턴.
추정 xFIP 약 3.20 — 홈런 운 보정 후 살짝 상승.
추정 SIERA 약 3.10 — 곽빈의 추정 GB% 약 45% (KBO 평균 가까이) + K%가 매우 높아 xFIP보다 살짝 낮음.
해석: 곽빈은 K 비율이 압도적이라 인플레이 타구가 적음 — 그래서 GB%·LD% 변동에 덜 영향받는 구조. SIERA 3.10은 ERA 3.26보다 살짝 낮아 진짜 실력이 결과보다 약간 더 좋다는 신호. 다음 시즌 ERA 3.00 부근 안정 가능성.
후라도(삼성) — 정반대 케이스
후라도 ERA 2.17 / K 49 / IP 70⅔. K/9 6.24로 평균. BB/9 1.27로 압도적 컨트롤.
추정 FIP 3.20, xFIP 3.50, SIERA 약 3.60.
해석: 후라도는 곽빈과 정반대. K 적음 + 인플레이 타구 많음 + 컨트롤로 안타 억제. K가 적으니 인플레이 타구가 많아지고, SIERA에서는 그 타구들의 미래 안타 확률을 더 보수적으로 평가. SIERA가 FIP·xFIP보다 더 높게 나오는 게 정상. 진짜 실력은 SIERA 3.60 — KBO 평균(4.30)보다는 좋지만, ERA 2.17이 보여주는 슈퍼에이스는 분명히 아님.
해석 실전 — 4가지 케이스
ERA·FIP·xFIP·SIERA 4종을 같이 보면 운과 실력이 거의 완전히 분리됩니다.
케이스 1. ERA 3.00 / FIP 3.10 / xFIP 3.20 / SIERA 3.10 → 진짜 에이스. 4개 모두 일치. 다음 시즌도 비슷.
케이스 2. ERA 2.20 / FIP 3.20 / xFIP 3.50 / SIERA 3.60 → 거품 ERA(후라도 패턴). 다음 시즌 ERA 3.50~3.70 회귀 위험.
케이스 3. ERA 4.20 / FIP 3.80 / xFIP 3.40 / SIERA 3.30 → 불운한 GB형 에이스. 그라운드볼 잘 굴리는데 수비 도움 부족 + 홈런 운까지 안 좋음. 다음 시즌 ERA 3.30대 큰 폭 반등 예상.
케이스 4. ERA 3.50 / FIP 3.20 / xFIP 3.40 / SIERA 4.10 → 인플레이 타구 운만 좋았던 K형. K 비율이 많아 FIP·xFIP가 좋게 나오지만, SIERA가 GB%·LD% 보정해서 진짜 영역 노출. 다음 시즌 ERA 4점대 위험.
SIERA의 한계와 위치
한계 1. 공식이 복잡해 직접 계산 불가. 13개 변수의 다항 회귀라 손계산은 비현실적. FanGraphs 자동 계산값에 의존.
한계 2. KBO 적용 데이터 부족. KBO는 메이저처럼 LD%·FB%·GB% 자동 추적 시스템(Statcast)이 없어 추정값에 의존. 본 페이지의 곽빈·후라도 SIERA는 K/9·BB/9·예상 GB%로 추정한 근사치.
한계 3. 구장 효과 미반영. SIERA도 구장 보정 안 함. 정밀 분석엔 park-adjusted SIERA(pSIERA) 사용.
그래도 SIERA는 투수 평가의 마지막 정밀판. 입문자는 ERA + FIP + xFIP + SIERA 4종 셋트로 보면 운·실력·구조를 거의 완전히 분리 가능. FIP·xFIP까지 봤다면 SIERA를 추가하는 건 작은 노력으로 큰 정확도 향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