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은 '실력 + 팀 지원'의 합작
다승(승리)은 투수 기록 중 가장 '혼자 만들 수 없는' 숫자다. 아무리 잘 던져도 타선이 점수를 못 내면 승리는 안 붙고(무패 호투도 승 0), 리드를 잡아도 불펜이 지키지 못하면 날아간다. 그래서 승수만으로 투수를 줄세우면 강팀 투수가 유리해진다. 아래 8명을 승수뿐 아니라 승률·ERA·이닝을 나란히 놓고 봤다.
| 선수 | 승 | 패 | 승률 | ERA | 이닝 | 탈삼진 |
|---|---|---|---|---|---|---|
| 류현진 한화 | 8 | 2 | .800 | 2.67 | 87⅔ | 70 |
| 올러 KIA | 8 | 5 | .615 | 2.51 | 93⅓ | 98 |
| 톨허스트 LG | 8 | 5 | .615 | 3.73 | 82 | 66 |
| 최민석 두산 | 7 | 2 | .778 | 2.57 | 80⅔ | 75 |
| 구창모 NC | 7 | 2 | .778 | 3.36 | 80⅓ | 72 |
| 임찬규 LG | 7 | 2 | .778 | 3.48 | 85⅓ | 43 |
| 보쉴리 KT | 7 | 3 | .700 | 3.16 | 62⅔ | 56 |
| 알칸타라 키움 | 7 | 6 | .538 | 3.12 | 98 | 89 |
데이터: KBO 공식 2026-06-29 기준 시즌 누계. 초록은 부문 1위. 승·패·이닝·탈삼진은 누계, 승률·ERA는 비율. 승률 = 승 ÷ (승+패).
류현진 — 8승 2패, 다승·승률 동시 1위
한화 류현진은 8승 2패로 다승 공동 1위이면서 승률 .800으로 단독 1위다. 공동 1위 세 명 중 패가 가장 적다는 게 핵심 — 지지 않는 안정감이다. MLB 통산 78승의 베테랑이 한화 복귀 후 ERA 2.67로 로테이션을 지키며, 한화 상승세의 중심에 섰다. 다승은 팀 성적과 얽히는 지표라, 한화가 상위권을 유지할수록 류현진의 승수도 따라 붙는다. 검증된 제구와 경기 운영이 '패를 줄이는' 방식으로 승률을 끌어올렸다.
올러 — 같은 8승, 내용은 가장 진하다
KIA 올러는 같은 8승이지만 ERA 2.51·탈삼진 98개·이닝 93⅓로 세 항목 모두 표 1위다. 5패가 붙어 승률(.615)은 류현진보다 낮은데, 이는 잘 던지고도 타선 지원을 덜 받은 경기가 있었다는 뜻이다. 승수는 같아도 '내용'으로는 올러가 가장 앞선다. 탈삼진 2위·평균자책점 최상위까지 묶으면 올러는 투수 트리플 크라운·MVP까지 노리는 후보다. 승률이 낮은 게 실력 문제가 아니라는 걸 ERA가 증명한다.
톨허스트 — ERA 3.73인데 8승, 타선 지원의 힘
LG 톨허스트는 ERA 3.73으로 공동 1위 중 가장 높은데도 8승이다. 이게 바로 '다승 = 실력 + 팀 지원'을 보여주는 사례다 — LG의 강한 타선(오스틴 등 리그 정상급 공격력)이 톨허스트가 실점해도 그보다 더 많은 점수를 내주며 승리를 만들어줬다. 톨허스트가 못 던졌다는 게 아니라, 같은 8승이라도 올러의 8승과 톨허스트의 8승은 무게가 다르다는 뜻이다. 승수만 보면 둘이 동률이지만, ERA를 같이 보면 결이 갈린다.
한국어로 풀면
다승 순위표만 보면 "류현진·올러·톨허스트 8승 공동 1위"의 단순 숫자다. 하지만 승률과 ERA를 같이 보면 세 명의 8승이 다 다르게 보인다 — 류현진은 지지 않아서(2패, 승률 .800), 올러는 잘 던져서(ERA 2.51·98K), 톨허스트는 타선이 받쳐줘서(ERA 3.73인데 8승) 쌓은 승수다. 다승은 투수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 '내가 잘 던진다 + 타선이 점수 낸다 + 불펜이 지킨다'의 합작이라는 걸 기억하면 순위표가 다르게 읽힌다. 류현진이 승률로 앞서 가느냐, 올러가 내용으로 추월하느냐, 7승 그룹이 치고 올라오느냐가 후반기 다승왕의 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