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최대 사건 — 20세·2년차가 두 타이틀 정상

최민석은 2025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6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서울고 출신 우완이다. 프로 2년차, 나이는 이제 막 만 20세(2006년 7월 2일생). 그런 선수가 시즌의 절반을 도는 시점에 가장 많이 이기면서(9승) 가장 적게 실점한(ERA 2.33) 선발이라는 건, KBO 역사에서도 흔치 않은 장면이다. 다승은 베테랑 외국인 올러(KIA)와 공동 1위, 평균자책점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단독 1위다.

상승의 방아쇠는 6월이었다. 5월부터 무패 행진과 함께 평균자책점 상위권을 지키더니, 6월엔 평균자책점 1점 안팎의 비현실적 한 달을 보내며 타이틀 경쟁 최상단으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에서도 6월 투수 부문 최고로 꼽혔을 만큼, 한 달을 통째로 지배했다.

파워가 아닌 제구 — 투심 싱커로 짓는 낮은 실점

최민석의 진짜 특징은 삼진형이 아니라는 점이다. 92⅔이닝 86탈삼진, K/9는 8.4 — 나쁘지 않지만 리그를 지배하는 파워 피처의 수치(10 이상)는 아니다. 그런데도 ERA가 2.33까지 내려간 비결은 투심(싱커) 중심의 피칭 디자인에 있다. 고교 시절엔 포심 패스트볼 위주였지만, 프로에 와서 포심의 위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투심 위주로 무기를 재설계했다. 아래로 가라앉는 투심은 삼진 대신 빗맞은 땅볼을 만든다. 삼진으로 승부를 끝내는 대신, 약한 타구로 아웃카운트를 값싸게 쌓아 이닝을 길게 끌고 실점을 지우는 유형이다.

구분최민석 (두산)곽빈 (두산)
유형투심·제구·땅볼형파워·삼진형
평균자책점2.332.70
탈삼진86105
K/9 (추정)8.410.5
다승9승7승

데이터: KBO 공식 2026-07-06 기준 시즌 누계. K/9 = 탈삼진 × 9 ÷ 이닝. 초록은 두 선수 중 상위. 같은 두산 로테이션이지만 실점을 지우는 방식이 정반대다.

곽빈과 두산의 두 얼굴

흥미로운 건 두산 로테이션에 정반대 유형의 두 축이 함께 선다는 점이다. 곽빈은 강속구와 슬라이더로 탈삼진(105개, 국내 1위)을 쌓는 파워 피처, 최민석은 투심으로 땅볼과 제구를 앞세우는 관리형. 삼진으로 이기는 투수와 약한 타구로 이기는 투수가 한 팀에 공존하니, 상대 타선 입장에서는 시리즈 내내 완전히 다른 결의 공을 연달아 상대해야 한다. 두산 마운드가 팀 평균자책점 상위권을 지키는 배경이다.

한국어로 풀면

"20세가 다승·평균자책 1위"라는 문장은 화려하지만, 숫자를 뜯어보면 이야기가 더 단단해진다. 최민석은 삼진을 몰아치는 재능형이 아니라, 자기 약점(포심)을 인정하고 강점(투심)을 설계해 만든 결과물이다. 다만 낮은 실점을 땅볼과 수비에 일정 부분 기대는 유형이라, 볼넷(BB/9 3.5)이 늘거나 타구 운이 반대로 돌면 ERA가 흔들릴 여지도 있다. 그래서 후반기의 진짜 시험은 첫 풀시즌 체력이다. 데뷔 2년차가 144경기 체제에서 규정이닝을 완주하며 지금 페이스를 이어갈 수 있느냐 — 그것이 최민석이 '전반기 히트상품'을 넘어 토종 에이스로 굳어질지를 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