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는 '개수'와 '성공률'이 다르다
도루(SB)는 주자가 스스로 만드는 득점 기회다. 하지만 실패하면(도루자·CS) 아웃 하나를 그냥 내주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그래서 도루는 개수만 보면 안 되고 성공률(SB%)을 함께 봐야 한다 — 세이버메트릭스에서는 대략 성공률 70~75% 아래면 오히려 손해라고 본다. 아래 8명을 도루 개수뿐 아니라 성공률·시도·실패를 나란히 놓고 봤다.
| 선수 | 도루 | 시도 | 실패 | 성공률 | 경기 | 타율 |
|---|---|---|---|---|---|---|
| 황성빈 롯데 | 30 | 36 | 6 | 83.3% | 62 | .296 |
| 박민우 NC | 26 | 35 | 9 | 74.3% | 76 | .340 |
| 박해민 LG | 22 | 28 | 6 | 78.6% | 82 | .287 |
| 최정원 NC | 22 | 27 | 5 | 81.5% | 66 | .270 |
| 김주원 NC | 20 | 23 | 3 | 87.0% | 79 | .311 |
| 박찬호 두산 | 19 | 23 | 4 | 82.6% | 83 | .278 |
| 류지혁 삼성 | 17 | 18 | 1 | 94.4% | 78 | .293 |
| 최원준 KT | 16 | 24 | 8 | 66.7% | 76 | .367 |
데이터: KBO 공식 2026-07-05 기준 시즌 누계. 초록은 부문 최상위. 도루·시도·실패는 누계, 성공률은 비율(성공률 = 도루 ÷ 시도). 시도(SBA) = 도루(SB) + 도루자(CS).
황성빈 — 유일한 30도루, 롯데의 리드오프 엔진
롯데 황성빈은 30도루로 리그에서 홀로 30SB 고지를 넘어 단독 1위다. 62경기 만에 30개를 쓸어담아 경기당 도루 페이스가 가장 빠르다. 성공률 83.3%(6번 실패)로 개수와 효율을 함께 잡았고, 타율 .296로 출루도 받쳐준다. 도루는 리드오프(1번 타자)가 살아 나가 다음 타자의 타점 기회를 넓히는 연쇄 효과가 있어, 황성빈의 발은 롯데 공격의 시동을 거는 엔진이다. 지금 페이스라면 시즌 50도루도 사정권 — 최근 몇 년 보기 드문 대도(大盜) 시즌이 될 수 있다.
NC·삼성 — 팀 단위 발야구의 두 축
도루는 개인 기록이지만, 상위권을 보면 팀 색깔이 드러난다. NC는 박민우(26)·최정원(22)·김주원(20) 세 명이 20도루 이상으로, 팀 전체가 뛰는 '발야구'를 한다 — 세 명 합계만 68도루다. 특히 김주원은 성공률 87.0%(3실패)로 개수와 효율을 겸비했다. 삼성도 류지혁·김지찬·김성윤이 도루 상위에 이름을 올리며, 성공률이 하나같이 90%를 넘는 '정확한 발야구'가 특징이다. 반면 타율 1위권 최원준(.367)은 도루 16개에 성공률 66.7%로, 많이 뛰지만 실패도 잦은 공격적 주루 유형이다.
류지혁 — 17개에 실패 1번, 성공률 94.4%
삼성 류지혁은 도루 17개에 실패가 단 1번, 성공률 94.4%로 이 부문 최고 효율이다. 개수로는 황성빈(30)의 절반이 조금 넘지만, '거의 잡히지 않는 주자'라는 점에서 가치가 다르다. 도루 실패는 아웃 하나를 그대로 헌납하는 것이라, 성공률 94.4%는 팀 입장에서 거의 공짜로 한 베이스를 얻는 셈이다. 도루왕 타이틀은 개수로 가리지만, '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 주루'로 따지면 류지혁·김주원·심우준(93.8%) 같은 고효율 주자의 이름을 함께 기억해야 한다.
한국어로 풀면
도루 순위표만 보면 "황성빈 30SB 1위"의 단순 숫자다. 하지만 성공률을 같이 보면 같은 '빠른 발'도 결이 갈린다 — 황성빈은 많이·꾸준히(30개·83.3%), 류지혁은 정확하게(17개·94.4%), 최원준은 공격적으로(16개·66.7%) 뛴다. 도루는 성공하면 득점 기회를 넓히지만 실패하면 아웃을 헌납하는 양날의 검이라, 개수(SB)·성공률(SB%)·시도(SBA)를 함께 봐야 제대로 읽힌다. KBO 도루왕 계보에는 김혜성(도루왕 3회)처럼 많이·정확히 뛰며 MLB까지 간 선수가 있다. 황성빈이 30개를 지키며 대도 시즌을 완성하느냐, NC·삼성의 팀 발야구가 개인 타이틀까지 밀어올리느냐가 후반기 도루 레이스의 축이다.